비전 기반 자율주행으로 전환한 Xpeng, 테슬라 전략을 따르다

비전 기반 자율주행으로 전환한 Xpeng, 테슬라 전략을 따르다

자율주행 기술의 미래를 둘러싼 논쟁은 오랫동안 이어져 왔습니다. 그 중심에는 센서 선택의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라이다(LiDAR) 기반이냐, 비전(Vision) 기반이냐'는 것입니다.

중국의 대표 전기차 스타트업 Xpeng(샤오펑)은 자사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라이다 중심에서 테슬라와 같은 비전 기반 방식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 변경을 넘어, 자율주행 산업의 핵심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결정이었습니다.

1. 라이다 vs 비전, 무엇이 다른가?

라이다는 고출력 레이저를 발사해 주변 사물의 거리와 형상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센서입니다. ‘기계적 눈’에 가깝고, 날씨나 조명 상태에 영향을 덜 받으며 고정밀 데이터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비가 크고 비싸며, 차량 단가를 높이는 주범이기도 합니다.

반면 비전 기반 자율주행은 사람처럼 카메라로 주변을 ‘보고’, AI가 스스로 판단하는 방식입니다. 카메라와 연산 능력, 학습된 인공지능이 핵심이며, 하드웨어는 상대적으로 단순합니다. 기술이 성숙할수록 비용은 줄고, 정확도는 높아질 수 있는 구조입니다.

즉, 라이다는 정확하고 정적이며 기계적이라면, 비전은 유연하고 학습 가능한 ‘AI 두뇌’에 가깝다고 할 수 있죠.

2. Xpeng의 전략 전환, 무엇이 달라졌나?

기존 Xpeng은 라이다와 카메라를 함께 사용하는 센서 융합형 자율주행 시스템을 고수해왔습니다. 이는 정밀한 도심 주행에 유리했지만, 비용 문제와 기술 확장의 한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Xpeng은 완전한 비전 기반 시스템(XNet)을 앞세워, 테슬라의 철학에 근접한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이는 다음과 같은 변화를 의미합니다:

  • 라이다 제거: 원가 절감 + 하드웨어 단순화
  • AI 중심 구조: 카메라만으로 사물 인식 및 주행 판단
  • 빅데이터 기반 학습 구조 강화
  • 장기적으로 ‘Pure Vision’ 자율주행을 지향

이는 곧, Xpeng이 자사의 자율주행 기술을 ‘하드웨어 주도에서 소프트웨어 주도’로 전환했다는 뜻입니다.

3. 왜 비전 기반이 유리한가?

비전 기반 방식은 몇 가지 측면에서 사용할수록 좋아지는 구조입니다.

  • 사용자가 많을수록 데이터가 쌓이고,
  • 그 데이터는 AI가 학습해서 판단력을 높이며,
  • 업데이트는 소프트웨어(OTA) 방식으로 차량에 자동 적용됩니다.

즉, ‘많이 팔리고, 많이 쓰일수록 더 똑똑해지는’ 자율주행이 되는 것입니다. 테슬라는 이미 이 구조로 수억 km의 데이터를 학습하며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했고, Xpeng도 같은 길을 가겠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라이다도 데이터를 수집할 수는 있지만,
용량이 크고, 학습에 비효율적이며,
→ AI가 사람처럼 인식하고 판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자율주행 기술의 진짜 경쟁력은 이제 센서의 성능이 아니라, AI의 학습 능력과 데이터 처리력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입니다.

4. 그럼 Xpeng과 테슬라의 방식은 똑같을까?

겉으로 보면 비전 기반 자율주행이라는 점에서 유사하지만, 두 회사의 접근 방식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항목 Xpeng Tesla
센서 카메라 + 초음파 + 레이더 오직 카메라 중심 (라이다, 레이더 제거)
지도 사용 HD맵 활용 + 맵 없는 주행도 가능 지도 없이 순수 비전만으로 주행
AI 구조 BEV(Bird's Eye View) 기반 XNet Occupancy Network 방식
데이터 학습 서버 기반 학습 + OTA Shadow Mode 통한 실시간 개선

Xpeng은 여전히 지도나 레이더를 일부 병행하면서도, 테슬라처럼 비전을 중심에 둔 AI 시스템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결국, 두 회사 모두 ‘사람처럼 주행하는 AI’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그 과정은 철학과 전략에서 조금씩 다르게 펼쳐지고 있는 셈이죠.

5. 자율주행의 미래, 어디로 향하는가?

Xpeng의 결정은 자율주행 업계가 점점 더 ‘비전 기반 + AI 중심’의 방향으로 수렴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단지 센서 구성의 차이가 아니라, 자동차의 개념이 기계에서 ‘지능’으로 넘어가고 있음을 뜻하는 흐름입니다.

하드웨어보다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정밀한 측정보다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하는 능력,
이제 자율주행의 경쟁력은 그런 요소들에서 갈리게 될 것입니다.

샤오펑의 이 전환은 아직 테슬라만큼의 스케일과 완성도에 도달하지는 않았지만,
중국 내 자율주행 기술 구도에 큰 변화를 예고하며,
세계 시장에서도 ‘테슬라 외 대안’으로 주목받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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