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2025 상반기 실적 분석
― 파산설 이후, 실적과 리스크를 함께 들여다보다
1. 파산설은 어디서 시작됐을까?
2024년 말, 전기차 시장을 흔든 루머가 있었다. “중국 전기차 1위 기업 BYD가 파산 위기에 몰렸다.” 이 소문은 단순한 음모론이 아니라 시장에서 실제로 영향을 미쳤다. BYD 주가는 일시적으로 하락했고, 일부 해외 투자자들은 신중 모드에 들어갔다.
그러나 2025년 상반기 실적이 공개되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BYD는 단순히 ‘잘 팔렸다’는 것을 넘어, 그간 지적된 구조적 문제에 대응하며 기업 체질 변화의 신호를 보였다. 실적은 루머를 반박했고, 전략과 시스템은 그 이후를 준비하고 있었다.
파산설의 근거는 세 가지였다. 첫째, 중국 내 전기차 수요 둔화. 둘째, BYD가 감당하고 있는 가격 경쟁. 셋째, 협력업체에 대한 대금 미지급 의혹과 불투명한 재무구조다.
2. 실적 반등, 수익과 판매 모두 상승세
BYD는 2025년 1분기 동안 92억 위안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0% 이상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차량 판매량은 약 100만 대였으며, 이 중 41만 대 이상이 순수 전기차(BEV)였다.
특히 5월 한 달간 38만 대를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단일 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격을 낮춘 상황에서도 영업이익률이 상승한 것은 생산 효율과 해외 판매 비중 확대의 결과로 분석된다. 루머를 실적으로 잠재운 셈이다.
3. 해외 판매, 실적을 견인한 핵심 변수
2025년 상반기 BYD 성장의 핵심은 해외 전략에 있다. 1월부터 5월까지의 해외 판매량은 37만 대를 돌파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112% 이상 증가한 수치다.
BYD는 단순 수출이 아니라 현지 생산 거점을 확대하며 해외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태국에서는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 중이며, 헝가리에는 유럽 최초의 생산기지를 건설 중이다. 브라질과 인도네시아에서도 현지 조립과 유통망 확장을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현지화 전략은 무역장벽을 피하고, 물류비를 줄이며, 해당 국가의 정책적 혜택까지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인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4. BYD의 약한 고리: 대금 미지급과 숨은 부채
하지만 화려한 실적 뒤에는 구조적 리스크도 함께 존재한다. BYD는 부품 협력업체에 지급해야 할 대금을 대부분 어음으로 처리해왔다. 이 어음의 지급 유예 기간은 최대 275일에서 280일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말 기준, 미지급 어음 규모는 1,650억 위안에 이른다. 일부 회계 분석가들은 여기에 단기 부채, 공급망 금융 등을 합산하면 실제 잠재 채무가 4,000억 위안에 이를 것으로 분석한다.
홍콩 GMT 리서치는 BYD의 공식 순부채가 277억 위안인 반면, 숨겨진 공급망 채무까지 포함하면 실제 순부채는 3,230억 위안에 달한다고 경고했다. 이는 같은 중국 내 경쟁사인 지리(Geely)의 11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5. 규제 도입과 구조 개선 시도
이러한 불투명한 대금 구조는 협력사에 불안을 안기고 시장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2025년 6월부터 ‘납품 후 60일 이내 결제 의무화’ 제도를 도입했다.
BYD는 이 규제를 수용하고, 지급 시기를 앞당기며 어음 비중을 점차 줄이는 방향으로 재무 구조를 개편하고 있다. 실제로 하반기부터는 현금 결제율을 높이기 위한 방침을 공식화했고, 내부적으로도 공급망 결제 시스템을 전면 재정비 중이다.
이는 단순한 규제 대응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장기 전략으로 볼 수 있다.
6. 결론: 파산설은 해소됐지만, 진짜 경쟁은 지금부터
BYD는 2025년 상반기 실적으로 파산설을 잠재우는 데 성공했다. 판매량, 수익성, 글로벌 전략 모두 긍정적인 지표를 기록했다. 특히 해외 현지화 전략은 단기 실적뿐 아니라 장기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재무구조의 투명성, 협력사 신뢰 회복, 중국 정부 규제 대응 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하반기에는 총 550만 대 판매 목표 달성을 위해 보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80만 대 이상은 해외 판매로 계획되어 있어, 해외 시장의 변수가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밖에 없다.
BYD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데 성공했지만, 다음 승부처는 더욱 복합적이고 글로벌한 무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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